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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의미와 해석 (5G-Google-ARM)
    Analysis 2019. 5. 25. 17:19

    Huawei Logo

     

    최근 화웨이(Huawei)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전에 없이 직접적인 방법으로 화웨이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미국이 저리 거세게 밀어부칠 만큼 화웨이 장비를 통해 유출된 정보의 중요도가 높았던 것인지, 아니면 미중 무역 전쟁에서 화웨이를 넘어뜨리는 것이 역할을 하던지, 뭔가 겉으로 밝히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백도어가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인 보안 피해 사례가 공개된 것도 아닌데 단순히 미래의 보안 위협을 이유로 동맹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이 영향력을 가진 사기업까지 동원해 전방위적인 제재를 시행하는 것은 미국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상당한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단계적으로 강도를 올리며 화웨이에 대한 압박의 수준을 높여왔는데, 단계가 진행될수록 화웨이의 설 자리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지금부터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통신장비 제재

    DBS3900 GSM Wireless Base Station

     

    미국이 화웨이 제재는 통신 장비로부터 시작되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를 비롯한 컨슈머 사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화웨이 매출의 상당 부분은 통신 장비 판매를 포함한 B2B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통신 장비라 함은 우리가 알고 있는 4G LTE 또는 5G 구축을 위해 사용되는 통신사의 장비를 말하는데, 쉬운 예로 기지국 구축에 들어가는 장비를 떠올릴 있다. 이러한 통신 장비를 만들어 세계 각국의 통신사에 판매하는 매출이 화웨이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 장비에 보안 위협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세계 각국의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각국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도록 압박했다. 실제로 영국의 보다폰 많은 통신사가 미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화웨이 장비 사용 취소했다.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요청이 들어왔다. 4G LTE망에는 통신 3 모두 화웨이 장비를 일부 도입하였고, 5G 기준으로는 LG U+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깔린 4G 장비는 어쩔 없지만, 5G장비 도입에는 커다란 이슈였다.  LG U+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해 상당히 고심을 하였으나 결국 사용하는 것으로 밀어 붙였는데, 지금에 와서는 주가에 까지 영향이 있는 상황이다 (출처). 뒤이어진 ARM 제재로 인해 향후 화웨이 장비를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울 있는 상황까지 예상되는데, 기업에 있어서 탑레벨의 정보 취합과 의사결정이 얼마나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라고 하겠다.

     

    사실 미국의 통신 장비 제재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여유롭게 대처를 했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아무리 미국이 반대해도 화웨이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5G 장비는 전세계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사실 런정페이 회장의 자신감에는 어쩔 없이 화웨이 장비를 써야만 하는 각국 통신사들의 사정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화웨이 장비의 강점은 기술력도 있지만 사실 낮은 가격에 있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 시장 진입 초기 중국산 통신 장비에 대한 불신으로 화웨이 통신 장비가 보급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화웨이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했다. 자금력이 충분한 통신사들의 경우 화웨이 장비가 아닌 에릭슨이나 노키아, 삼성전자의 장비를 대체 구매할 있지만, 개발도상국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가의 통신사들에게 화웨이 장비의 낮은 가격은 포기하기 어려운 메리트이다. 게다가 5G 초기 4G망과 혼합된 형태로 망이 운영되어야 하는데, 기존 4G장비를 화웨이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5G에 다른 회사의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기존 화웨이 4G장비와의 호환성을 보장하는 비용도 고려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제공 중단

    Android Operating System

     

    미국의 다음 제재는 구글 안드로이드 제재로 이어진다. 화웨이 통신 장비 제재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인지 점유율을 올려가고 있던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제재를 실행한 것이다. 사실 2018 이후 화웨이 매출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신 장비를 뛰어넘었다 (출처).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 68개에 대해 금지 명령을 내렸고 이에 대한 조치로 구글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안드로이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중들에게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할 있다. 그러나 실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오픈소스가 아니다.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 통해 안드로이드 소스코드가 공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구글로부터 직접 안드로이드 소스코드 업데이트를 제공받고 있다.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맞게 포팅하여 탑재한 CTS(Compatibility Test Suite) 통과해 구글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과한 스마트폰들만이 구글의 보안 업데이트를 받을 있다. 결국 구글의 안드로이드 지원 중단으로 향후 화웨이의 스마트폰들은 구글의 업데이트를 받을 없게 되는 것이다. 결과로 여러 가지 보안 취약점에 쉽게 노출될 있다.

     

    GMS (Google Mobile Services)

     

    안드로이드 CTS 수행하지 않고 제조사가 구글 인증 없이 직접 AOSP 변경해 자사의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경우도 많았다.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MIUI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는데 역시 AOSP 기반으로 샤오미가 자체적으로 작업한 버전이다. 그러나 국내나 미주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은 샤오미폰이라도 AOSP 아닌 정식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구글 CTS 통과한 정식 안드로이드만이 구글의 서비스를 탑재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자신들의 서비스를 분리해 관리하며 구글 서비스를 GMS(Google Mobile Services)라고 부른다. 그리고 GMS 정식 안드로이드에서만 구동된다.

     

    YouTube

     

    중국 내부에서 판매되는 화웨이 스마트폰에는 사실 GMS 없다는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중국에서는 Play Store Gmail 구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있고, 중국의 로컬 서비스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 판매되는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이것은 문제이다. 구글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당장 Youtube 앱을 없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ARM 거래 금지

    통신 장비 그리고 안드로이드 제재에 이어 미국은 화웨이를 회생 불능으로 만들 최후의 펀치를 날린다. 영국의 ARM사는 화웨이에 대한 신규 기술 제공을 중단한다고 발표한다. ARM 원천기술의 일부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에 대한 기술 제공을 중단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앞선 미국의 제재들에 대해서 화웨이는 이런 저런 대응책을 내놓으며 전투를 계속할 의지를 보였다통신장비는 장비를 써야하는 국가들에 판매할 있으며, 안드로이드 제재는 중국 내수 시장에는 영향이 없고, 해외 시장에는 AOSP 활용해서 어떻게든 대응을 해볼 있다. 그러나 ARM 거래 중단에 대한 화웨이의 대응 방안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Application Processors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있는 AP(Application Processor) SOC(System On Chip) 일종이다. PC에는 CPU, Memory, GPU, Storage 필요한 컴포넌트가 각각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며 CPU 여러 컴포넌트와 BUS 통해 교신하며 작동한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같은 임베디드 기기들은 이러한 형태로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공간적인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SOC CPU 비롯한 필요한 컴포넌트들을 회로화시켜 하나의 칩에 넣은 형태이다. SOC AP 부르는데, AP 하나를 탑재하면 스마트폰의 구동에 필요한 컴포넌트를 모두 포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작은 스마트폰의 공간에 AP 탑재하여 PC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AP 만드는 회사는 많은 숫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Qualcomm(퀄컴) 가장 대표적인 회사라 하겠다. 퀄컴의 Snapdragon(스냅드래곤) 현재 스마트폰에 가장 많이 쓰이는 AP이다. 화웨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규모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퀄컴이나 여타 AP제조사들의 제품을 구매하여 스마트폰을 만들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AP 만들어 탑재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용 스마트폰에 자체 제작한 Exynos(엑시노스) 사용하고 있으며, 미주용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한다. 화웨이도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제품 이외에 자체 제작한 Kirin이라는 AP 탑재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는 퀄컴으로부터 통신칩만 공급받을 AP 전량 자체 설계를 사용한다. 앞서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수출을 금한 회사에는 퀄컴도 포함되었는데, 화웨이는 Kirin 사용해서 제재를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있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퀄컴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 예상되어 퀄컴 주가에 영향이 있었다.

     

    ARM Logo

     

    스마트폰의 AP 만들기 위해서는 PC CPU 해당하는 핵심 기능을 기본으로 주변에 필요한 컴포넌트들을 배치한다. ARM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CPU 해당하는 핵심 기능의 설계를 판매하는 회사이다. ARM Intel(인텔) 자주 비견되고는 하는데, 인텔이 많은 전력을 소모하여 고성능을 발휘할 있는 PC 서버용 CPU제조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ARM 저전력을 소모하며 발열이 적고 임베디드 기기에 적합한 성능의 칩을 설계하는 회사로서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인텔이 직접 CPU 제작해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반면, ARM 직접 SOC 제작하지 않고 코어의 설계를 SOC 제조사들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한다. 1990년대 후반 그리고 2000 초반만 해도 ARM 여러 SOC 회사들 하나일 뿐이었지만, 현재에는 인텔, PowerPC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반독점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ARM 성공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쟁사들이 성능 위주의 전략을 가져갈 저전력 위주의 설계를 지향한 점이 가장 컸다고 있다.

     

    화웨이가 Kirin 만들 때에도 ARM에서 코어 부분의 설계를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필요한 컴포넌트들을 자체 개발하거나 다른 회사로부터 구매하여 AP 설계를 완성하고 Kirin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ARM 코어 부분의 설계를 판매하지 않으면 화웨이로서는 Kirin 만들 방법이 없어진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회사에서 설계를 구매하는 것을 고려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어려운 옵션이다. 코어 설계가 가능한 회사들은 대부분 자체적인 SOC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ARM처럼 설계만 판매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리고 사실 ARM 매우 저렴한 가격에 설계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설사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코어 설계를 가져간다고 해도 문제가 생긴다. 현재 안드로이드의 많은 앱들은 기본적으로 ARM 타겟으로 만들어져 있다. Kirin 자체 코어를 사용하면 기존의 앱들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서 동작하지 않게 된다.

     

    퀄컴은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없는 상황이며, 이는 미국의 기타 Nvidia Intel 같은 회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있지만, 완제품 시장에서는 경쟁사인데다가 삼성전자 역시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없기에 엑시노스를 구매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ARM 설계를 제공하지 않아서 Kirin 만들 없다면 화웨이는 제품 생산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게다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화웨이가 자랑하는 통신 장비에 탑재되는 ARM 기반 칩들도 마찬가지의 경우가 되므로 사실상 화웨이가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군의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된.

     

     

    Lessons

    개발자로서, 업계 종사자로서 이번 화웨이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은 미국의 힘이었다. 제아무리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더라도, 사실상 원천 기술의 단계까지 올라가면 IT 업계의 종주국은 미국인 것이다. 고성능 칩셋은 논외로 하더라도, SOC 만들 있는 기술력을 가진 대부분의 회사는 미국 회사이며,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결국 ARM 원천 기술에서 자유로울 없다. 현재 미국에게 집중포화를 당하는 화웨이는 중국의 회사이기에 강건너 불구경처럼 보이고, 어떤 면에서 우리나라에는 이득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만약 대상이 삼성전자였다고 가정해 보면,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없다. 화웨이는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했기에 거의 유사한 기술 스택을 보유했다. 삼성전자가 같은 상황이었더라도, 기술적으로 화웨이 이상의 대응은 어려웠을 것이고, 우리 나라의 내수 시장은 너무 작기에 영향은 훨씬 컸을 것이다.

     

    IPhone 3gs 의해 처음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열릴 삼성전자는 Tizen LG Web OS 기반으로 자체 생태계를 만드려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Android진영으로 편입되고 말았다. 심지어 LG 스마트폰+안드로이드 전환이 늦어 시장을 잃어버렸다고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짧은 관점으로 보면 이것은 Cost-Effective 결정이고 변화하는 시장에 현명하게 대응했다고도 있다. 그러나 OS 종속당하고, 게다가 OS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인 것이 과연 리스크가 없는 일인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자체적인 OS 일군 시장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전체 시장을 여러 OS 나누어 가지고 있다면 리스크는 줄어든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의 제조사와 안드로이드의 상황은 해당되지 않는다. Tizen으로 안드로이드와 경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면 최소한 GMS에서는 경쟁해 보았으면 어땠을까. 지메일이나 유투브가 시장 초기에 가졌던 영향력은 지금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LG 경영진은 경쟁을 ROI 따져가며 포기했고, 하드웨어 제조사로 남는 길을 선택했다. 결과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으로 LG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역시 이전과 같은 성장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화웨이 사태로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짧은 반사이익을 볼지 모른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줄어드는 시장으로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2, 제3의 화웨이는 또 나올 것이고, 미래 우리나라 제조사들의 이익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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