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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gle Stadia 분석: Future(전망)편
    Analysis 2019. 5. 10. 19:12

    Stadia's Future

    Stadia Collaboration

     

    GDC의 Stadia 발표에서 구글이 하고 싶은 것이 단순히 기존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모델이 아닌 신규 게임 플랫폼 홀더로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기존 게임 플랫폼 홀더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 Stadia 서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 AMD 협력, 서버 생산, 지역별 데이터센터 구축, 전용망 대역폭 확보
    • 게임 툴 업체와의 협력 비용: Unity, Unreal, Havok, Cryengine, etc.
    • Stadia 신규 인력 채용 규모
    • Stadia Games and Entertainment 설립 비용

     

    구글은 상당한 스펙의 Stadia 서버를 발표했고, 심지어 하나의 게임 구동을 위해 여러 대의 인스턴스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전용망을 통한 서버 연결을 말했고, 지역별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 이 비용은 적은 투자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도 비용 문제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태이다.

     

    고상한 표현으로 협력이라고 발표했지만 AMD와 같은 하드웨어 업체는 물론이고, 게임 업계의 특성상 게임 관련 협력업체들이 신규 플랫폼 지원에 대한 NRE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구글은 이 모든 비용을 감수하고 초기 협력 개발을 진행하였을 것이다. 게임엔진 업체 협력만 해도 몇백만불 이상의 비용이 들지 않았을까 예상이 된다.

     

    현재 Stadia 관련 인력의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Linkedin에서 Stadia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지역별로 Stadia 관련 구인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그만큼 구글이 생각하는 사업의 범위가 크다는 점을 대변한다.

     

    무엇보다도 Games and Entertainment의 설립은 작정하고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와 경쟁을 하겠다는 의중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다. 물리적인 게임기를 판매하지 않을 뿐, 나머지 모델은 전통적인 게임 플랫폼 홀더들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Game Consoles

     

    구글은 그동안 플레이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메신저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시간이 많은 게임 카테고리, 그리고 게임앱에서 나오는 수익 규모에 대해 어떤 회사보다 더 잘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지식은 당연히 게임 사업 진출 검토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구글의 이러한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간 구글은 많은 서비스를 런칭하였고, 그 중에는 성공한 서비스도 있었지만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서비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의 규모로 보아 초기 유투브를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는 구글의 도전과 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선 Stadia의 강점이 무엇일까. GDC에서 많은 기능을 소개했지만 사실 대부분의 기능은 게임의 본질과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구글이 게임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점만 노출된 것이다. 스치듯이 소개된 Realtime Rigidbody Physics 정도가 게임의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능인데, 이 기능 역시 클라우드 서버 비용에 상당한 무리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ROI가 나올지 의심스럽다. 뛰어난 스펙이라고 소개된 단일 하드웨어의 성능이나 전용 네트워크, 전용 컨트롤러 등도 기존 클라우드 게임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그 강점이 있는 것이지 콘솔 게임과 비교하면 대부분 단점으로 전락한다.

     

    결국 서두에 소개된 Cross Platform이 가장 큰 장점으로 귀결 된다. 물리적인 콘솔이 필요없다는 점은 Stadia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보통 게임 콘솔의 비용은 300불에서 400불 사이로 결정되는데, 이 정도 가격은 코어 게이머가 아닌 계층에게는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정도의 비용이다. 이 비용을 없애는 것은 기존 코어 게이머가 아닌 사용자들을 게이머로 유치하는데 가장 큰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원활한 게임을 위해서는 Stadia 전용 컨트롤러 정도는 구매를 해야겠지만 이 경우에도 진입 장벽은 30~50불 정도로 낮아질 것이기에 기존 콘솔 게임과 비교해서 확실한 차이를 가져갈 수 있다.

     

    그렇다면 Stadia의 약점은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Cross Platform이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사용자가 몰리면 몰릴수록 수익이 상승하는 콘솔 게임과 달리 스트리밍의 경우는 늘어나는 사용자와 사용량에 따라 클라우드 서버 비용과 트래픽 비용 상승으로 수익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 콘솔게임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콘솔게임과 비교해 훨씬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2018년 플레이스테이션 4의 판매 대수는 1800만대 정도이고, Xbox는 600만대, 닌텐도 스위치는 1700만대 정도이다.  2018년 초반까지의 누적판매량은 플레이스테이션 4의 경우 7600만대에 이르고, Xbox도 3500만대 수준이다. 게임 콘솔의 구매자가 전시 용도로 구매를 하는 경우는 없으니 게임 콘솔의 판매 대수의 상당수가 액티브 유저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액티브 유저를 판매량의 50%로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플레이스테이션의 경우 3800만명이 된다. PC 게임에서 가장 유명한 플랫폼인 밸브 스팀의 경우도 가입된 사용자는 1억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동시접속자는 1300만명에 이른다. 서비스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구글이 뛰어넘어야 할 상대는 바로 이들이다.

     

    Zelda

     

    사실 게임 플랫폼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게임 타이틀이다. 그렇기에 게임 플랫폼 홀더들은 자신의 플랫폼에 익스클루시브한 타이틀을 가져가는데 큰 힘을 기울인다. 콘솔 초기 닌텐도가 지배하던 세상을 플레이스테이션이 뒤집을 수 있었던 것도 게임기의 성능이 아닌 파이널판타지, 진삼국무쌍과 같은 독점 타이틀의 힘이었다. 게임기 성능으로는 가장 떨어지는 닌텐도 스위치가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있는 것도 젤다, 마리오, 포겟몬 같은 독점 타이틀의 힘이다. Xbox 역시 한 때 Halo 전용 머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PC 게임 플랫폼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스팀에서도 가장 사용율이 높은 게임은 자체 개발한 Dota2이다. 블리자드는 겨우 8개 정도의 타이틀을 가지고 독자적인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8개의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처럼 하나같이 전설적인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Stadia가 성공하는 길도 간단하다. 스트리밍이나 크로스 플랫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Stadia에서만 플레이 가능한 전설적인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이 그것이다. 무수한 3rd Party 에코가 필요한 것도, 킬러 타이틀이 수십개씩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위에 열거한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2~3개의 타이틀만 있어도 사용자는 Stadia에 유입될 것이다. 게이머들 중 구매력이 가장 큰 코어 게이머들은 인디게임 수백개를 공급한다 해도 꿈쩍하지 않겠지만, 한 두 개의 AAA 타이틀이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게임 개발사들이 알아서 Stadia에 참여할 것이고 에코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Stadia가 광고한대로 수십개의 GPU를 연결해 기존 게임기에서 꿈도 꾸지 못했던 규모의 게임 타이틀을 제작하고 거기에 게임성을 확보한다면 Stadia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고, 미래의 게임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Games and Entertainment를 설립한 것으로 보아 구글도 어느 정도 1st Party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희망적이지만, 게임성과는 전혀 무관한 기능들을 대표 기능으로 소개한 것을 보면 상당히 좌절스럽다. 솔직한 감상으로는 Stadia는 별의 커비 수준의 게임도 만들지 못할 것 같다. 온통 성능과 기능 관점의 소개를 그것도 부풀려진 수치로 하는 행태는 기술 회사의 그것이지 컨텐츠에 목숨을 거는 게임 회사의 자세는 아니기 때문이다.

     

    Microsoft Project xCloud

     

    Stadia의 성공에는 또 하나의 가정이 필요하다. 기존 게임 플랫폼 강자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밸브, 블리자드, 오리진 등의 경쟁사가 Stadia와 유사한 형태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니는 이미 상당 기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왔고 스트리밍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등 스트리밍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었다. 소니가 인수한 Gaikai는 인수 당시를 기준으로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의 스트리밍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다. 밸브는 SteamLink라는 독자적인 게임 스트리밍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해서 거의 최초로 4K 스트리밍을 시연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로컬 네트워크에서만 작동하던 SteamLink를 퍼블릭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를 런칭한 90년대부터 최고의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IPX 프로토콜을 선보였고, 엄청난 동시접속자를 자랑하는 배틀넷을 오랜 기간 운영해 오고 있다. 블리자드가 스트리밍에 뛰어든다면 최적화된 그래픽과 네트워크 성능을 결합한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트리밍에서 가장 위협적인 Stadia의 경쟁 상대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타 경쟁 업체는 구글이 GDC에서 선보인 다양한 기술적인 요소들 중 일부분을 가지고 있거나 없는 기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선보인 모든 기술 스택을 더 뛰어난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다. DirectX와 Vulkan를 비교하면 DirectX의 낙승이다. 구글이 반복적으로 자랑한 AMD와 협업을 통한 다중 CPU/GPU 활용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 최고인 Nvidia와 협업하고 있으며, 특히 가상화는 구글이 Azure를 뛰어넘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네트워크 기술 역시 오픈 소스 스택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Stadia의 프로토콜 수준보다 떨어지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리고 있지만, 초창기 비웃음 속에 런칭한 엑스박스를 한 때 소니를 위협할 정도로 성공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구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Stadia가 GPU 30개를 활용한 엄청난 대작 게임을 선보였다고 가정해 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기반으로 같은 형태의 게임을 더 뛰어난 성능으로 충분히 런칭할 수 있으며, 그 게임에는 게이머들을 열광시킬 Halo의 캐릭터들이 등장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엑스박스 게임을 모바일 기기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Project xCloud를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4개의 인스턴스가 결합된 블레이드 서버를 소개하고 있으며 Azure가 지원되는 54개국을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 54개국 안에는 큰 규모의 게임 시장을 가진 지역은 전부 포함되어 있다. 2020년 런칭을 준비한다고 하니, 이번 Stadia의 발표를 보고 그것을 뛰어넘는 기능들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럴만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고, 이미 전세계에 운영 중인 Azuere 데이터센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Stadia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이미 워밍업 단계를 끝내고 있는 것이다.

     

    2019년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의 태생적인 성능 한계와 높은 운영 비용을 극복하고 기존 게임 플랫폼의 강자들을 뛰어넘어 Stadia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Stadia는 게임의 미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거대한 서비스 실패 사례가 될 것인가 궁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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